축제는 우리에게 즐거움과 활력을 주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환경적 비용이 숨어 있습니다. 흔히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를 이야기할 때 공장의 굴뚝, 자동차 배기가스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축제 또한 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축제를 개최하려면 무대와 구조물을 설치하고, 수천, 수만 명이 모이고, 음식과 물품을 소비하고, 조명과 음향 장비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원이 소모됩니다. 특히, 일회용품과 같은 편리한 물품들은 축제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되지만, 사용 시간은 몇 분에 불과한 반면 환경에 남는 흔적은 수백 년이 될 수 있습니다.
대형 축제의 경우, 화려한 조명, 대형 스크린, 강력한 음향 장비 등이 긴 시간 동안 작동하면서 대량의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여기에 참석자들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더하면, 단 한 번의 축제가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야외 축제라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다져져 단단해진 땅, 훼손된 식물들, 그리고 축제 소음으로 인해 위협받는 야생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고스란히 자연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돌아갑니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현장에 남겨진 쓰레기와 오염물질이 지역 생태계를 오랜 시간 동안 위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기후위기를 피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극단적 기후 사건이 일상화되며, 해수면은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전 세계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축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는 나름의 방식으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특히 대규모 사람과 자원이 동원되는 축제는 사회적, 환경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전환이 더 요구됩니다. 축제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실천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우리의 삶과 소비 방식은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축제가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방식의 한계와 새로운 가능성이 동시에 노출되었습니다. 이제 축제를 재개하면서 탄소 배출과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방식을 모색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축제는 단순히 환경에 덜 해로운 방식으로 진행되는 축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환경과 사회에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축제를 의미합니다. 축제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치를 전파할 수 있는 강력한 문화적 플랫폼이 됩니다.
이러한 축제는 참가자들이 환경 친화적인 생활 방식을 직접 경험하고 실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재사용 가능한 컵을 사용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며, 재생 에너지로 무대를 운영하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실천이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더 나아가 축제는 기후위기와 같은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를 예술과 창의성을 통해 새롭게 조명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경고하거나 두려움을 주기보다는,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희망을 공유하는 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축제가 주는 즐거움과 활력 속에서 사람들은 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수용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축제는 참여자들에게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며칠 동안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실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이러한 경험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영감과 동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